▲ 사이조 나카 씨(왼쪽)와 우사미 린 씨 /출처= 구글

1월 20일,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아쿠타가와상에 우사미 린(宇佐見りん) 씨의 ‘오시, 모유(推し、燃ゆ)’가, 나오키상에 사이조 나카(西條奈加) 씨의 ‘우라사비시가와(心淋し川)’가 각각 선정되었다고 NHK가 보도했다. 

▲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우사미 린 씨 /출처= NHK

아쿠타가와상, 우사미 린 씨 ‘오시, 모유’

제164회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 선고회가 1월 20일 오후에 도쿄에서 개최되었는데, 아쿠타가와상에는 우사미 린 씨(21)의 ‘오시, 모유’가 선정되었다. 

우사미 씨는 가나가와현에 거주하는 대학 2학년으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현재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재작년, 엄마와 딸의 애증을 그린 소설 ‘카카(かか)’로 문예상을 수상해 대학 1학년 때 작가 데뷔한 후에 그 다음해에 이 작품으로 미시마유키오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은 데뷔작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처음 후보에 올라 수상하게 되었다. 

수상작 ‘오시, 모유’는 학교에도 가정에도 적응하지 못해 괴로움을 안고 살아가지만, ‘오시(推し)’라고 부르고 있는 남성 아이돌을 응원하는 것을 마음의 위안으로 삼고 있는 여고생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오시’가 팬을 때렸다는 인터넷 댓글 사건을 계기로 마음의 균형이 점차로 무너져 가는 가운데 ‘오시’를 잃는 아픔에 맞서며 계속 발버둥치는 모습을 섬세한 심리묘사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사미 씨 “열심히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이 상에 보답하는 것” 

우사미 씨는 기자회견에서 “아직 가슴이 벅차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매우 기쁘다”고 수상이 결정된 기쁨을 얘기했다. 

21살의 어린 나이로 수상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빨리 받아서 믿을 수 없는 심정이지만, 아직 자신 속에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다. 상은 감사히 받지만,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열심히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써 가는 것이 상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작품 감상을 SNS 등으로 보는데, 내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다고 강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어 ‘기쁘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저에게는 소설이 삶의 기둥이고, 이게 있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이전부터 생각해 왔다. 앞으로도 변치 않고 전력으로 써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나오키상 수상 작가 사이조 나카 씨/ 출처= NHK

나오키상, 사이조 나카 씨 ‘우라사비시가와’

한편, 나오키상에는 사이조 나카 씨(56)의 ‘우라사비시가와(心淋し川)’가 선정되었다. 

사이조 씨는 홋카이도 이케다초 출신으로 전문학교를 졸업한 후에 기업에 근무한 후, 2005년에 ‘콘파루야 고메즈(金春屋ゴメス)'로 일본 판타지 소설 대상을 수상하고 데뷔했다. 

역사소설을 중심으로 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나오키상은 이번에 처음 후보가 되어 수상했다. 

수상작 '우라사비시가와'는 현재 도쿄 센다기 주변에 해당하는 에도의 한 구석에서 마음에 응어리를 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연작 역사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이 가난한 생활 속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긍정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자세 등이 정취 있는 조용한 문장으로 그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조 씨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당혹스럽고 불안하기도 하다"

사이조 씨는 기자회견에서 "나오키상은 당첨되면 좋겠다고 막연히 꿈꾸는 복권 같은 느낌의, 그 정도로 나에게는 먼 것이었다.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당혹스럽고 불안하기도 하다"고 현재 심경을 말했다. 

선고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결점이 없는 것이 결점"이라는 의견도 있었다는 것에 대해 "소설은 뾰족한 부분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점이면서도 단점이기도 하다. 결점이 없다는 평가가 납득이 된다"고 말한 후에 "픽션이나 코믹한 작품도 쓰고 있는데, 발버둥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린, 약간 진지하면서도 평범한 이번 작품이 평가 받는 것은 놀랍기도 하지만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에 대해서는 "작품마다 어떤 형태로든 다른 일면을 보일 수 있도록 도전할 수 있다고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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